산후우울증, 혹시 나도 해당될까?

산후우울증 자체제작 인포그래픽

출산 후 왜 이렇게 심란할까.

뱃속에서 열 달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기를 기다리다 내 품에 안았을 때의 기쁨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죠.

하지만 막상 집에 돌아오면 정말.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새벽마다 수유하느라 잠은 부족하고, 내 몸은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인데 해야 할 일은 쌓여 있고.

늘 힘들고 나아질 기미는 안보이고.
그러다 보면 괜히 눈물이 나고,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라는 갑작스런 자책감까지 따라옵니다.
저 또한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 “나 혹시 산후 우울증인가?” 하고 검색을 하기 시작했어요.


산후우울감과 산후우울증, 어떻게 다를까?

사실 출산 직후 우울하거나 예민해지는 건 흔한 일이에요.

이런 감정을 산후우울감(베이비 블루스)라고 부릅니다.
보통 2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지지만, 증상이 오래가고 점점 심해진다면 산후우울증일 수 있습니다.
❗즉, “조금 힘든 시기”인지 “치료가 필요한 신호”인지 구분하는 게 중요해요.


나도 해당될까?

📋 에딘버러 산후우울증 척도 (EPDS, 10문항)

👉 지난 7일 동안 느낀 상태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답의 점수를 체크하고 마지막에 합산해보세요.

  1. 웃거나 재미있는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 항상 그렇다 (0점)
  • 대부분 그렇다 (1점)
  • 약간 그렇다 (2점)
  • 전혀 그렇지 않다 (3점)
  1. 미래에 대해 즐겁게 기대할 수 있었다
  • 항상 그렇다 (0점)
  • 대부분 그렇다 (1점)
  • 약간 그렇다 (2점)
  • 전혀 그렇지 않다 (3점)
  1. 이유 없이 스스로를 탓하는 경우가 많았다
  •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거의 항상 그렇다 (3점)
  1.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거의 항상 그렇다 (3점)
  1. 이유 없이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낀 적이 있었다
  •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거의 항상 그렇다 (3점)
  1. 상황이 힘들 때, 예전처럼 웃어넘길 수 있었다
  • 항상 그렇다 (0점)
  • 대부분 그렇다 (1점)
  • 약간 그렇다 (2점)
  • 전혀 그렇지 않다 (3점)
  1. 슬프거나 불행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거의 항상 그렇다 (3점)
  1. 울고 싶다는 느낌이 든 적이 있었다
  •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거의 항상 그렇다 (3점)
  1. 잠을 잘 이루지 못한 적이 있었다
  •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거의 항상 그렇다 (3점)
  1. 스스로를 해칠까 봐 걱정한 적이 있었다
  •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거의 항상 그렇다 (3점)

👉점수 합산 및 해석

  • 총점: 0~30점
  • 0~9점: 정상 범위
  • 10~12점: 주의 → 추가 관찰 필요
  • 13점 이상: 산후우울증 가능성 → 전문가 상담 권장
  • 10번 문항 점수 1점 이상: 즉시 전문의 상담 필수

왜 이런 마음이 찾아올까?

사진: Unsplash의Andre William

출산 이후에는 말 그대로 호르몬 롤러코스터를 겪게 됩니다.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거기에 수면 부족과 체력 저하가 겹치죠.
또 가족이나 사회적 경제적 지지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산모는 더욱 쉽게 지쳐버릴 수 있습니다.


❗즉, 산후우울증은 “내 의지 부족”이 아니라

생물학적·심리적 요인이 합쳐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

저의 경우에는 첫째 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처음 겪는 일들이라 익숙하지 않아 힘든게 컸다면,

둘째 출산했을 때는, 겪어본 일이라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 시스템인지 알긴 아는데,

첫째도 케어 해야 하고 둘째도 케어 해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도움이 되는 방법들

1) 생활 속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것

  • 수면이 최우선! 아기가 자는 틈에 같이 눕기
    • 아기가 자는 틈에 같이 눕기 쉽지 않아요. 애가 누워서 안 자거든요. 저희 애만 그래요? 첫째 꼭 안겨서 자고 너무 힘들어서 둘째 때 어쩔 수 없이 수면 교육 했는데요. 수면 교육 꼭 하세요. 그리고 누워서 자면 엄마도 같이 꼭 쉬세요.
  • 규칙적으로 가벼운 산책하기
    • 유모차에 커피 한잔 꽂아두고 잠시라도 바깥 공기 쐬고 햇볕 쬐면 그나마 좀 기분 전환이 됩니다.
    • 임신했을 때 비타민 D 열심히 챙겨드셨죠. 출산하고 잘 안드시지 않나요? 전 그래요. 우리 골다공증예방을 위해서라도 햇빛 좀 쐬도록 해요.
  • 균형 잡힌 식사 챙기기
    • 아이 보기도 바쁜데 균형 잡힌 식사? 챙기기 쉽지 않죠. 밥, 반찬 할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그런데요. 제 경우에는 아이 분유, 이유식 시간은 딱 딱 맞춰서 잘 주면서 내 밥은 뒷전일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결국 안 챙겨 먹으니까 체력이 더 떨어져요. 그래서 반찬을 구독해서 먹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꼭 해먹는 것이 답은 아니니까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서 꼭 식사 챙겨 드세요.
  • 무엇보다 “나도 쉬어도 된다”는 허락 주기
    • 이거 진짜 중요해요. 그동안 애 키우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이 애 보는 것도 집안일도 다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시간에 쫓기듯이 하루를 보내거든요. 근데 그럴수록 더 지쳐요. 육아는 마라톤이라고 하죠. 오늘 하루만 바라보지 말고 길게 보자구요. 가끔은 나도 내려놔도 좋다. 나도 한숨 쉬어도 된다. 나 스스로에게 허락해주세요.

2) 가족의 역할

  • “힘내!”라는 말보다 “괜찮아, 너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말이 효과적입니다.
  • 혼자 다 짊어지지 않게 육아도 집안일도 함께 분담하는 게 가장 큰 힘이 됩니다.

3) 전문가와 상담하기


💡상담 받을 수 있는 곳

  • 보건소 모자보건사업 : 산후 건강관리, 상담 지원
  • 자치구 내 정신건강복지센터 : 전문 상담 및 치료 연계
  • 아이사랑 홈페이지 : 유선상담(☎️1644-7373) 또는 온라인 상담 가능
  • 정신건강의학과

글을 마무리하며

사진: Unsplash의Vlad ION

이 글을 읽으면서 어느정도 공감이 되셨나요? 글을 적다 보니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 그만..

조금이라도 마음이 움직이셨다면 중요한 첫 걸음을 내디딘 거라 생각해요.

현재 스스로의 상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필요하다면 도움이 될 방법들을 해보겠다는 마음에서 읽어내려갔을 테니까요.
산후우울증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이고, 충분히 회복 될 수 있어요.
오늘은 스스로에게 “괜찮다. 오늘도 잘했다. 이 정도면 훌륭하지 뭐.” 이런 칭찬의 말을 꼭 해주세요.

세상 모든 일이 겪어보지 않고는 공감하기 어렵지만 특히 아이를 키운다는 건,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정말 모르는 일 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누군가의 위로가 와 닿지 않을 때가 있어요.

육아라는 끝이 없어 보이는 날들,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를 잃지 않길 바래요.

또, 부족한 엄마 아빠라도 아이들에게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빛나는 존재라는 걸 잊지 마세요.

오늘보다 평온한 내일이 되시길 바랍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산후우울증 예방 및 관리 가이드라인」 (2021)
  • 미국정신의학회(APA). DSM-5 진단기준 (2013)
  • 한국모자보건학회. 「산후우울증 관련 연구」 (2022)
  • 에든버러 「산후우울증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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